나는 봉와직염(Cellulitis) 이라는 단어를 참 오랜만에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이 단어를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군 복무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에도 봉와직염에 걸려 꽤나 고생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때로부터 벌써 많은 세월이 흘렀다.
군대를 전역한 지도 오래되었고 다시 봉와직염이라는 질환을 겪게 될 줄은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 주의: 본 게시물에는 실제 감염 부위의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상처나 피부 병변 사진에 불편함을 느끼시는 분은 열람을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돌이켜보면 처음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아마 석달 전쯤이었던 것 같다.
입원하기 약 석 달 전쯤이었을까. 사실 나는 먹는 양에 비해 운동량이 턱없이 부족한 생활을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체중은 점점 늘어났고, 몸이 무겁게 느껴질 정도로 비만 상태에 이르렀다는 사실도 이미 오래전부터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다.
식습관 역시 좋지 않았다. 배달음식은 물론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 기름진 음식을 즐겨 먹었고, 돌이켜보면 거의 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그런 음식들에 의존하며 지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당시 발과 다리에 나타나던 이상 증상들도 그저 체중 증가와 좋지 않은 식습관, 부족한 운동량 때문이 아닐까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1. 응급실 입원 이틀 전 : D-2
아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당시 발에는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붉은 발진이 이미 넓게 퍼져 있었다. 발등은 물론 복숭아뼈 주변의 발목까지 눈에 띄게 부어오른 상태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붉게 변한 피부는 마치 심한 피부병에 걸린 것처럼 가려웠고, 때로는 참기 힘들 정도로 가려움증이 심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러한 증상들이 봉와직염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뿐만 아니라 간혹 발목 관절 주변에서 신경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러한 증상들이 반복되었지만, 당시에는 그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것이 심각한 질환의 시작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여름철이면 흔히 찾아오는 무좀이나 건조성 습진 정도로 여겼다.
발목과 발등이 붓는 증상 역시 평소 운동량이 부족하고 체중이 늘어난 탓에 나타나는 단순한 부종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조금씩 심해졌다. 걸을 때마다 발이 불편했고, 마치 신발 안에 무언가 들어 있는 것처럼 묘한 이물감이 계속 느껴졌다. 발목 주변의 붓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고, 가려움증 역시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슬슬 다른 걱정도 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건강 관리와 체중 관리에 너무 소홀했던 탓에 혹시 당뇨병이 생긴 것은 아닐까? 아니면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세균 감염이나 혈관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지만, 정작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아볼 생각은 쉽게 하지 못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모든 증상이 과거 군 복무 시절 나를 그토록 고생시켰던 **봉와직염(연조직염)**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2. 응급실 입원 하루 전 : D-1
발이 심상치 않아 보였다. 일단 병원에 가보는게 맞다고 생각되었다.
3. 응급실
응급실에가서는 4가지 정도 검사를 받은 거 같다.
첫번째는 피를 뽑았고 (혈액검사)
두번째는 CT 촬영을 했다.
세번째는 피부용 항생제를 맞았던 것 같고.
네번째는 혈관용 항생제를 맞았던 것 같다.
주사 바늘을 꽂는데 팔뚝에 혈관이 굵으면 애로사항은 없겠지만, 나는 혈관이 꼭꼭 숨어있는지 간호사 분이 혈관을 잘 못 찾더라. 손등으로 주사바늘을 꽂고 피를 뽑았다.
CT 촬영실에서는 아래처럼 생긴 기기가 있었는데 침대에 바로 누웠다. 그리고나서 주사약을 혈관에 하나 투여받는데 ” 조영제 “라고 했다.
조영제를 투여받기 전에 간호사가 주의사항을 하나 알려준다. 첫째로는 투약후에 전신이 화끈거림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둘째로는 매스꺼움과 구토증세가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
링겔 꽂았던 그 손목의 꼽혀있는 바늘에 주사기를 연결해서 투약하는 것 같던데 그냥 주사약 넣는거겠지 하며 별거없겠지 생각했다.
간호사가 주사기를 꼽고 주사약을 투여하는데 주사약을 굉장히 빨리 투여한다라는 느낌일까 순식간에 전신이 뜨거워지는 듯 하면서 활활 불타는 느낌이었다.
아프다거나 통증이 느껴진다거나 그런건 아닌데 호흡이 약간 빨라지면서 1분정도 전신이 뜨거워지는 느낌을 받았고 순간적으로 기침이 나더라.
구역질 까진 아니었는데 기침이 터져나왔다. 다행히 증상이 길진 않았고 1분정도 지나니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더라.
발과 다리를 중심으로 다리 포즈를 이리저리 바꿔가면서 열번 넘게 촬영했던거같다.


4. 응급실 퇴원 후 : D+8
4일날 응급실에서 나왔고 10일 피부과 외래진료, 12일 정형외과 외래진료 예약을 받았다.
응급실에서 받은 약이 있었는데
발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발 사진이 마치 좀비에 물린 감염자 처럼 보이는게 아닌가. 물집과 수포가 여기저기 터져 진물이 흘러나와 발 상태가 아주 심각해 보였다.
가려움도 심하게 나를 괴롭혔으며 피부색이 정상이 아니어서 괴사하는 것처럼 보여서 내일 날이 밝자마자 바로 응급실로 달려가야겠다고 생각했다.